Varanasi
(2000년 1월 31일)
갠지즈의 일출을 보기 위해 Dasaswamedh Ghat에 갔다. 새벽인데도 뱃꾼, 상인들, 구걸하는 이들, 관광객들이 어울려 활기가 넘친다. 다사스와메드 가트는 창조의 신 Brahma가 열(das)마리의 말(aswa)로 제물(medh)을 바친 곳이다. 배 한척에 올라타고 갠지즈강 서편에 줄지어 늘어선 가트를 따라 강의 아래쪽으로 갔다가 다시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가트에서 목욕하고 있는 사람들
많은 인도인들이 갠지즈 강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있다. 몸을 세 번 물 속에 담갔다가, 떠오르는 태양을 향해 합장한다. 강물에 손을 넣어본다. 차갑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몸을 담근다. 경건하다. 이들은 이곳에서 목욕하고 그 물을 마시면 죄가 씻긴다고 믿는다. 아득한 신화의 때, 쉬바는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는 창조신 브라흐마의 머리를 잘랐다. 쉬바는 그 죄를 씻기 위해 이곳 바라나시의 갠지즈 강을 찾았다. '신을 죽인 죄'마저 씻어줄 수 있는 강의 구원하는 힘.
화장을 하고 있는 마니카르니카 가트
강 위쪽으로 거슬러 올라가 마니카르니카 가트에 이르니, 화장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떠나간다. 강으로 돌아간다.
비슈바나쓰 사원
강가에서 나와 비슈바나쓰 사원을 찾아갔다. 신들에게 꽃과 음식을 바치려는 사람들이 좁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사람들이 신들을 먹인다.
비슈바나쓰 사원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슬람 Gyanvapi 모스크를 지나야 한다. 이 모스크는 아우랑제브가 원래의 비슈바나쓰 사원을 허물고 그 위에 지은 것이다. 지금도 사원 뒤편과 초석을 보면 힌두 사원의 흔적이 남아 있다. 이같은 사정으로 인해 아요디야 사태 이후 Mathura의 크리슈나사원 옆 모스크와 함께, 힌두들에 의해 강제로 헐릴 가능성이 가장 많은 곳으로 여겨지고 있다. 마투라의 모스크는 의례가 중단되었지만 이곳은 지금도 무슬림들이 모여 종교의례를 하고 있기에 충돌의 위험성이 더 크다. 모스크를 둘러싸고 10여미터 높이의 철책이 이중으로 세워져 있고, 그 사이로는 무장한 군인들이 순찰을 돌고 있다.
비슈바나쓰 사원은 힌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 그래서 사원 근처 상가 2층에 올라가 사원 안을 내려다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비슈바나쓰 사원은 우주의 주인인 Vishveswara(혹은 Vishwanath, Shiva의 다른 형태)를 모시고 있는, 힌두인들이 바라나시에서 가장 신성시하는 사원이다. 하지만 원래 사원은 아우랑제브가 파괴했기 때문에 지금의 건물은 1776년 Indore(Madhya Pradesh주)의 Ahalayabai Holkar가 세운 것이다. 사원의 특징은 금으로 칠한 시카라 형식의 지붕인데, 그 때문에 황금사원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1835년 외눈박이 왕 Maharaja Ranjit Singh이 칠한 것이라고 한다.
Benares Hindu University
2만 5천명의 학생이 다니는 거대한 종합 대학이다. 학자이자 힌두 철학자인 Pandit M.M Malaviya가 세웠다. 현재 카스트를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을 받아들이고 있다. 규모가 하도 커서 캠퍼스 안을 버스를 타고 돌아다녀야 했다.
뉴 비슈바나쓰 사원
비슈바나쓰 사원을 본따 창립자가 세운 사원이다. 대학 안에 위치해 있고, 힌두가 아니어도 들어갈 수 있다. 입구에는 쇠종이 하나 매달려 있다. 방문자들은 풀쩍 뛰어 종을 쳐서 자신들이 온 것을 신들에게 알린다.
쉬바 링가에 꽃을 바치는 사람들
하누만 신상
잘 생긴 검은 색의 쉬바 링가. 사람들이 그 위에 노란 메리골드, 뷹은 장미, 빌바라는 나뭇잎을 올리고, 우유를 따르고, 물로 씻어내고 있었다. 링가 위로 가늘지만 끊이지 않고 떨어지는 물은 갠지즈에서 끌어온 것이다. 신들을 예배하는 것 같기도 하고, 돌보는 것 같기도 하다.
Tulsi Manas Temple
이 사원은 라마를 모시고 있는 사원이다. 사원 이름이 툴시 마나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16세기 시인 Tulsidas와 관련이 있다. 그는 Rama(Ram)의 이야기인 [Ramayana]를 집대성해서 정리했는데, 그의 집필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그것을 기념해서 1965년에 세운 사원이 툴시 마나스 사원이다. 현대적 분위기를 느끼게 하는 하얀 대리석 사원이다.
사원에 들어서니, 가운데 라마 신이 모셔져 있고 벽에는 라마야나의 내용이 새겨져 있었다. 힌두 수행자 한 사람이 일행 모두에게 메리골드로 만든 목걸이를 걸어줬다. 꽃목걸이를 한 채 2층으로 올라가니 라마야나의 이야기를 인형들로 만들어 놓은 전시실이 있었다. 인형들을 간단한 동작으로 움직이게 하고 조명과 바람을 이용한 '특수효과'도 재미있다.
Durga Temple
사원 문 앞에는 "어머니 두르가에게 경배"라는 글귀가 있다. 두르가는 삭티, 힘을 형상화한 신이다. 온통 붉은 페인트로 칠해져 있는 사원 외양은 공격적, 도발적 느낌을 준다.
이 사원 역시 힌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어 바깥 부분만 돌아볼 수 있었다. 사원 앞에 동물을 제사하는 반 평 남짓한 공간이 있다. 조금 전에 희생제물을 바쳤던 듯, 붉은 피가 초록 잔디 사이에 흥건하다. 그 색의 대비가 강렬하다. 힌두 신들 중에 '동물 희생' 제사는 주로 칼리에게 드려지지만, 두르가도 칼리와 비슷한 신격이므로 희생 제사를 받는다.
사원 옆에 연못이 하나 있는데, 이곳 사람들은 갠지즈의 물이 땅 밑 통로로 들어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로는 고립된 못이라고 한다. 흐름 없는 물은 완전히 썩어 있지만, 성스러움은 부패하지 않는다.
Bharat Mara Temple
이 사원에는 입체형으로 인도 지도를 형상화한 대리석 조각이 바닥에 놓여 있다. "바라뜨"는 인도를 말하고, "마따"는 어머니를 뜻하므로, 곧 "Mother India" 사원이다. Babu Shiv Prasad Gupt의 후원 아래 마하트마 간디가 1936년에 세웠다. 온갖 신을 섬기는 인도인이지만 이곳에서는 의례가 행해지지 않는다. 마더 인디아의 비인격적 이미지 때문일까?
죽음과 재생의 현장 - 마니카르니카 가트
해질 무렵 사이클 릭샤를 타고 다시 마니카르니카 가트에 갔다. 여러 곳에서 장작이 타고 있었지만, 우리는 화장터 안에 들어갈 수 없어, 높은 곳에서 가트를 내려다 보아야 했다. 마침 "람 남, 람 남, 사타 헤!"(라마(신)의 이름은 진리이다)를 외치며 시신을 얹은 까판을 멘 사람들이 가트 안으로 들어왔다. 라마는 두 가지 진리가 있다고 가르쳤다. 하나는 태어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죽는 것이다.
화장 의례는 간단하다. 천으로 두른 시신을 까판으로 운구해 가트의 중앙계단에 놓은 후 시신을 천에 싼채 강물에 담갔다 꺼낸다. 그리고 나면 화장 장소로 가서 시신을 치장했던 여러 물건들을 강에 던지고 천에 싸인 시신을 장작 위에 얹는다. 그리고 약간의 의식후 불을 붙이면 시신은 서서히 타들어간다. 보통 서너 시간 정도를 태우고 나서 강물에 그 재를 뿌린다.
죽은 이는 떠나가고, 여행자는 숙소로 돌아가고, 강은 흐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