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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1 09:17

 

 

Epilogue

 

 

싱가폴

 

카라치에서 싱가폴로 가는 비행기가 기체 결함으로 뜨지 못했다. 공항에서 밤늦게까지 기다린 후, 새로이 마련된 비행기를 타고 중간 경유지인 싱가폴로 향했다. 이제야 밀려오는 피로...

 

싱가폴에 도착했는데 항공편의 연착으로 낮 시간을 싱가폴에서 보내게 되었다. 싱가폴 항공사에서는 사과의 제스춰로 싱가폴 시내에 특급호텔을 잡아주었다. 예기치 않았던 하룻 동안의 싱가폴 여행이었다.

 

공기에 물이 섞여 있는 적도의 습한 도시국가. 거리의 풀 한포기도 손을 대어 가꿔놓은 듯한 거리. 쇼핑의 천국답게 화려하고 풍요한 거리의 상점들. 불분명한 기원으로 인해 더욱 '역사'를 과시하려는 나라. 인도와, 파키스탄, 그리고 싱가폴... 세상의 표정은 참 다양하다.

 

귀국, 라쇼몽...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을 보았다. 잠을 자야 하는데, 시차를 최대한 줄여야 하는데 하는 걱정을 하면서도, 작은 액정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하나의 '사실'과 여러 '거짓'의 대립인가, 아니면, 여러 '해석'에 따라 여러 '사실'이 병존하는 것인가? 그러고 보니 여행의 에필로그는 결국 영화 '라쇼몽'의 메시지로 충분하다.

 

여행은 끝났다.

... 그리고 여행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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