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1 09:19
[여행]
Prologue - '나의' 타자를 넘어...
타자를 '이해한다'는 말을 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오히려 타자와의 만남, 느낌, 그리고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언제나 '오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강해진다. 결국 타자의 '사실에 더 가까운' 오해에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만남의 현실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은 타자에 대해 너무 쉽게 이야기해온 나 자신에 대한 반성에서 비롯된다. 그동안 dialogue라고 여겨왔던 이야기들은 결국 '나의' 타자에 대한 monologue였던 것은 아닐까? 내가 변화 속에 있는 것처럼, 그리고 어떤 하나의 전형으로 나를 설명할 수 없는 것처럼 타자 역시 변화 속에 있는 구체적 개인들이며, 그 개인 하나하나 마다 다양한 삶의 변주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은 타자를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각본 없는 무대이다. 이 무대 위의 '행위'를 멈출 수 없는 것은 그것이 이해이든 오해이든 타자의 발견이 곧 자아의 발견과 병진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의 몽골 필드워크는 또 하나의 오해를 낳는 작업인지도 모르지만, 그 오해가 인간에 대한 사유를 풍부히 하는 설득력을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또한 나 자신의 성숙에 기여하기를 희망한다. 그래서 나는 '여기'를 떠나 '그곳'에 간다. 내게 낯선 것에서, 혹은 나를 두렵게하고 당혹하게 만드는 타자의 세계에서 나를 만나기 위해...




